콘서트가 이틀이라 항상 아쉬웠는데, 실내체육관으로 장소를 옮겨 이번 백일몽 콘서트는 사흘을 하게 됐다. 앨범 시작 전에 콘서트 하고, 활동 마감하고 부산에서 콘서트하고, 그럼 마타하리/햄릿 각각 들어가고, 7월부터는 백일몽 일본투어, 7월 말에는 동남아시아 팬미팅 투어가 계획되어 있다. 아무래도 나이가 있으니 개인 활동도 밀어주면서 앨범 활동도 병행해야 하니, 회사가 최선을 다해서 플랜을 짜고 있는 것 같다. 항상 회사 입장과 영리 목적에서 모든 플랜을 이해하고 있는 나는... 영락없는 자본주의 노인이다...
실내체육관에서 한 다른 아티스트들의 콘서트들이 대부분 조명이 빈약하거나 음향이 애매해서 여길 공연장으로 쓰는 게 맞나 의구심이 들었는데, 빅스콘은 그런 점에선 합격점이었다. 음향은 약간 투머치 사운드였던 것도 같은데, 빈약한 것보단 백배 낫다. 막콘에서 두어번 끊겼던 것이 오점으로 남는다. 단차가 있는 경기장이다보니 체조보다 좌석에서 봤을 때 거리도 좋았고, 돌출/본무대 비율도 적절히 나눠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하나미치를 좌석 앞으로 다 깔았으면 좋았겠지만 워낙 좌석 위치가 높다보니 그러기는 쉽지 않았을 것 같다. 6년차가 되다보니 곡수가 늘어서 셋리를 어떻게 짜려나 나도 같이 고민했는데, 아마 빅스나 회사 쪽에서도 최대한 최근에 보여주지 않은 무대 위주로 보여줘서 개인적으론 아주 마음에 드는 셋트리스트였다. 일본 팬미팅에서 부른 마이라이트나 밀키웨이가 빠지고 오랜만에 스탈라잇이 들어갔다는 점이 신선했다. 어쨌거나 이런 단독 공연은 전부 봐야 그 플로우를 이해할 수 있음... 의상은 새 앨범 활동에 치중을 많이 했는 지, 약간 아쉬움이 남는다. 다 새 옷인데, 언젠가 본 것 같은 색감과 장식이었다. 물론 우리 의상은 전부 수트니까 늘 베리에이션을 달리해달라고 하기엔 약간 무리가 있을지도. 세상의 모든 색깔의 수트는 다 입었을 것 같은 빅스분덜..
개인적으로는 엔의 솔로 퍼포먼스가 가장 충격적이었고, 혁이의 솔로 퍼포먼스가 뭉클했다. 혁이 언제 이렇게 쑥 컸지? 하고 다시 보게 되는 무대였다. (원래 컸습니다만...) 솔로퍼포로만 보면 엘리시움보다 백일몽 쪽이 훨씬 좋았음.
첫콘은 좌석에서 촬영에 치중을 많이 했고(;;) 중콘은 스탠딩에서 가까이 보는 것에, 막콘은 중앙 블럭 맨 뒷 줄에서 공연의 전체적인 밸런스를 중점으로 관람할 수 있었음. 역시 콘서트는 올콘이군. 팬덤의 어지러운 느낌을 모두 감지하고 있다는 듯한 첫날의 오열 멘트들 때문에 금요일엔 상당히 기분이 상그라웠는디, 중콘에선 약간 감정들이 조금씩 다듬어졌고, 이제 막콘에선 담백해지려나 했는데 예상치못한 이벤트 때문에 빅스와 팬들 모두 찡한 마음 안고 마무리 할 수 있었다. 서로 좋아하는 모습을 보니 좋더라. 기를 쓰고 준비한 것 같은데, 무대를 보고 팬들이 기뻐하는 모습 보니 빅스도 기쁘고, 빅스가 기뻐하는 모습을 보니 팬들도 기쁘고. 적지 않은 시간 동안 쌓아올린 유대감이 많이 느껴지는 사흘이었다. 역시 공연이 최고다. 퍼포먼스 잘하는 빅스가 제일 좋다.
몬테크리스토 마지막 공연이 끝났다. 개인적으로 그리 좋아하는 뮤지컬은 아니었지만 레오가 맡은 역할이 좋았고, 응석꾸러기 같은 알버트 덕분에 평소에 볼 수 없었던 다양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이사도 하고, 바쁘기도 해서 마타하리 만큼 자주 보진 못했는데, 그래도 갈 때 마다 좋은 자리에서 볼 수 있어서 갈 때 마다 황홀했다. 전석 1열의 위엄.. 극을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역시 1열이 주는 짜릿함에 비견할 바가 못 됨.